지금 물리학은 새롭게 형이상학과 동양의 철학으로 그 눈을 돌리고 있다. 우주의 등방성과 상호 싸안음의 세계를 단테의 신곡에서 구하거나, 오늘 양자론(量子論)의 기원 을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에서 찾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근원, 이에 관하여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그리고 과학과 철학의 만남을 통해 과연 또 다른 이해는 가능할 것인가.
‘meta-physics’란 물리학 아니 물질 너머의 본질에 관해 묻는다. 그리고 지금 양자 (量子)라는 새로운 차원과 상태에 대한 이해는 현대물리학의 핵심적인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 누구도 이를 안다고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현대문명의 90% 이상은 양자역학에 의존한다. 하지만 양자론에서 말하는 양자상태는 그 자체로 일반적인 논리와 현실적 합리성을 넘어서 있다. 양자 터널에 양자 점프, 얽힘과 중첩의 이중성 및 대칭의 문제 등등, 모든 것이 멀게만 느껴진 다. 물리학 내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있다. 그것은 양자를 소립자로 보는 그룹과 끈으로 보는 연구진과의 충돌이다. 여기에 정보라는 개념 또한 주된 쟁점으로 떠오르지만, 아직은 그 무엇도 확실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 이럼에도 전통적인 형이상학은 물리학적 양자론에 오히려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합리적 상황과 다른 본질의 세계가 있다는 양자 세계관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동양의 세계 이해에 나타난 태극ㆍ음양(太極ㆍ陰陽)의 개념을 말해본다. 대칭 (Symmetry)이란 양자물리학의 주제와 많은 유사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더하여 양자 (量子)가 지닌 이중성과 불확정성 그리고 얽힌 상태 등은 역 「계사(繫辭)」에서 말하는 ‘사(辭)ㆍ변(變)ㆍ상(象)ㆍ점(占)’의 이해와 연결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단순히 철학과 물리학의 용어 차이를 넘어, 세계관의 측면에서 상호 검토해볼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이는 세계의 본질과 현상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질문 명의 발전은 앞으로도 물리학의 발전과 공학적 응용에 의존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 삶의 이유와 근원에 대한 이해는 결국 철학의 세계에 기댈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과학 적 발견들이 보편 상식으로 변하여, 많은 사람이 과학과 철학의 만남이 불가능하지 않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