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년에 세워진 <광개토왕릉비>의 기록에 의하면, 고구려가 처음
건국될 때의 도읍은 “홀본”이다. 1145년에 완성된 [삼국사기]에는
고구려가 처음 건국한 지역이 “졸본”으로 기록되었다. 이들 사료를
통해, 고구려 첫 도읍의 명칭이 “홀본” 혹은 “졸본”임을 알 수 있다.
중요한 문제는 고구려 첫 도읍인 “홀본” 혹은 “졸본”이 어디인가 하
는 것인데, 현재 학계에 정설(定說)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고
구려 첫 도읍이 어디인지에 대해, 사학계 및 고고학계에 이미 기본적
으로 공통의 인식이 형성되었는데, 그 도읍이 현재의 중국 요령성 환
인현 경내에 있었다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고구려 첫 도읍에 대한
일종의 통설(通說)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설은 사실에 근접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정확히 역사적 사실 그 자체라고 할 수는 없다. 필자는
고구려 첫 도읍에 관한 기존의 통설이 고구려 첫 도읍에 관한 역사
적 사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도 못하며, 오히려 고구려 초기 역사
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
여, 본고는 고구려 첫 도읍에 관한 인식의 형성과 변천 과정을 비판
적으로 검토하려 한다. 본문에서, 역사문헌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환인현 일대는 고구려 첫 도읍이 아닐 수 있음을 밝혀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