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람의 장수와 관련된 요인으로 유전적 체질, 식생활,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이 제시되었다. 본 연구는 장수 마을들이 입지한
지리적 환경, 즉 풍토(風土) 또한 주민의 건강과 장수에 영향을 미치
는 요소로 보고 전통지리관의 관점에서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를 위
해 건강장수마을로 지정된 마을 중 네 곳을 선정하여 마을의 지형적
특성을 풍수지리 이론에 따라 분석하였고 특히, 건물들이 입지한 자
연 지리적 상황을 풍수학적 관찰 요목(要目)인 용[龍, 지맥], 혈[穴, 마
을 입지], 사[砂, 주변 산세], 수[水, 물줄기], 향[向, 방위]에 맞춰 조사
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대부분의 마을은 주산에서 마을로 입수한
지맥의 지기가 고루 분포한 터에 자리 잡고 있었다. 둘째, 대부분 마
을의 주산이 북쪽에 자리해 마을 지축을 북고남저의 지형으로 유도
하며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아주고 있었다. 또한 전저후고의 터에 자
리를 잡아 일조량, 통풍, 배수가 좋고 마을의 삼면을 산으로 반월 꼴
로 에워싼 장풍국(藏風局)의 형국이었던 만큼 생기가 보전되는 조건
을 갖추고 있었다. 셋째, 가옥의 좌향(坐向)은 대체로 풍수적 길향(吉
向)인 오향[午向, 남향]을 갖추고 있었다. 이상의 입지형태는 풍수상
의 해석 뿐 만 아니라 관습적 양택론으로 살펴보아도 심신의 편안함
을 주는 터전에 마을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러한 자연조
건이 장수마을 성립에 있어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