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범어사 입지와 공간구성에 반영된 특징적인 모습을 풍
수적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형세적 관점에 중점을 두고자
하며, 선찰대본산이라는 특징 속에는 어떤 모습으로 승화,발전되고
있는지 밝혀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재의 범어사를 기준으로 여러
풍수문헌자료와 현장조사를 통해 살펴본다.
범어사는 백두대간의 가장 끝부분을 차지한 지기(地氣) 왕성한 입
지를 통해 풍수적 특징을 실천하였다. 특히, 지기가 가장 왕성하게
응결한 혈처에 금어선원을 배치함으로써, 한국 불교선종의 수사찰(首
寺刹)의 지위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범어사의 공간구성은 금정산의
산세에 따라 상단과 중단 그리고 하단으로 구성되었다. 상단은 불단
으로, 중단은 보살단 혹은 신중단으로, 하단은 신중단과 영단으로 구
분하지만, 불가의 삼보사상과 유가의 삼합사상 그리고 풍수의 삼세
심혈법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따라서 범어사는 불교와
풍수적 특징이 절묘한 조화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입지선정과 공간
구성을 이룬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