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일본서기』 등 한·일 문헌에 등장하는 소시모리(曾尸茂利)
라는 용어를 대상으로 그간 논의되었던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새로운 해
석의 가능성을 종교문화적 관점에서 찾아보았다. 일본신화에서는 스사
노오 신이 높은 하늘나라(高天原)에서 내려와 신라 땅 소시모리에 머무
르다가 일본열도(시마네현島根縣 이즈모 지방)로 건너가 일본의 종교문
화를 열어나갔다고 기록되어 있다. 국내외 선행 연구들은 스사노오 신
이 내려갔다는 신라의 소시모리를 두고, 이를 어느 지역으로 볼 것인가
에 대한 논란들이 많았다. 보통 강원도 춘천이 옛날 牛首州, 牛頭州였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 외에도 신라의 수도인 서라벌로 보
거나 경남 고령이나 공주(웅진), 그리고 드물게는 소시모리를 고조선의
蘇密浪이라 하여 吉林 지역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본 연구는 우선 소
시모리에 대한 해석을 종교문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
을 지적하였다. 『일본서기』의 神代 부분은 신화와 역사가 섞여 있는 부
분이고, 신라 소시모리에 살았던 스사노오 신은 일본 종교문화의 개척
신이다. 이러한 종교문화적 해석은 蘇塗를 통해 가능하다. 소시모리를
해석하기 위해 신채호가 말한 ‘신수두’에 주목한 것이다. 모리는 숲, 수
풀, 산, 신사를 나타내는 옛 말이며, 소시모리는 수모리 곧 ‘으뜸되는
숲·산’ ‘으뜸 되는 신사’ ‘으뜸 되는 소도’를 일컫는 말로 볼 수 있기 때
문이다. 스사노오가 하늘나라에서 내려와 신라국의 신수두, 으뜸 되는
숲·산·소도에서 지내다가 다시 일본열도(이즈모 지방)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선도문화』 논문
2019.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