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만년 한민족문화와 한민족사에 있어 그 뿌리 되는 생각과 의식
이 없을 수 없다. 곧, 한국 자생의 전통과 고유철학의 존재가 그것이
다. 대개 집단 속에서 무의식적 정신 에너지로 자리해 온 것을 ‘사고
의 原本’, 즉 정신의 ‘Arche-type(原型)’이라 하고, 이와 같이 한국문화
의 심층에 자리하면서, 그 정신적 고유성과 자생성의 사상을 여기서
는 일단 고유사상이라 하는 것이다.
사실 하나의 문화에 내재된 정신적 토대를 점검하는 것은 또 다른
문화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이는
‘한류의 本質’과도 관계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固
有思想과 전통사상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
나 한국사상사에서 고유사상은 곧바로 전통사상으로 연결되지 못한
다는 문제가 있다. 다만 최치원이 언급한 ‘玄妙한 道로서의 風流’에
서 한민족 고유사상의 존재를 확인한다. 바로 이 풍류도의 언급 덕분
에 자생적인 민족 고유사상의 존재를 말하게 되는 것이며, 또한 이는
한민족문화의 정신적 특성이 되어 중국이나 몽골 또는 일본과 다른
한국적 성격을 추적하는 단초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韓國仙道 역시
이와 같이 고유한 玄妙之道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으며, 사
실상 한국 선도의 전개에서도 신선낭가의 흐름을 부인하기는 어렵
다. 그리고 이제 이 둘은 만나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仙道>란 개념의 의미와 명칭은 단군신화에서 비롯하
는 것으로 파악된다. 나라에 원래 현묘한 도가 있다는 지적은 한국문
화의 사상적 모티브와 근원성이 자생적이며 동시에 이는 민족의 고
유성 속에서 발견되어야 함을 말하는 것으로, 국조 단군의 시대로 거
슬러 올라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풍류를 통해, 이것이 신
선과 같은 소요유의 경계를 보며, 밝은 마음과 정신으로 즐긴다는 의
미에서 風月이라 가차한 것임을 추측해본다. 이 경우, 고유성으로서
의 仙道란 또한 민간의 순수사유요, 생활의 관념이라 할 한민족 ‘살
림살이의 문화’를 만들어 온 ‘그 무엇, 곧 정신적 토대’로 변형되어
온 것은 아닐까 한다. 그야말로 한민족의 전 역사적 과정을 통하여
고유사상은 각각의 시대와 상황마다 새롭게 이해되어 왔고, 이는 오
늘에 있어 다시금 재분석 재파악 되어야 할 ‘그 무엇’으로 변형 계승
되어 왔다. 그리고 한민족이 지닌 활달성과 역동성은, 민족의 고유한
기상이 민초들과 더불어 ‘신(神)바람’을 만났을 때 이루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실로 오늘에 있어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韓流의 신바람
역시 고유한 風流,神仙郎家의 세계와 만나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三敎를 포함하고 조화시킨 風流道와 인간의 긍정적인 변화를
요구해온 韓國仙道의 수련과 수행의 정신세계 및 그 실체에 대한 이
해는 우리가 잃어버린 고유한 사상들을 다시 찾게 해 줄 것이라 기
대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