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 1903-1977)이 소장했던 규원사화를 발견하고, 이를 학계에 보고하면서, 이 판본에 대한 서지학적 연구를 통해 그 의미를 고찰한 것이다. 최근 필자는 국립중앙도서관을 방문해서 규원사화 필사본을 열람하다가, 그동안 실전된 것으로 알려진 양주동 소장본 규원사화를 발견했다. 이 판본은 1940년에 손진 태(孫晋泰, 1900∼1950?)에 의해서 3부 전사(轉寫)되었던 규원사화의 저본이다. 이로써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조선 숙종때의 고필사본과 더불어 조선시대 쓰여진 2종의 규원사화 필사본을 확인할 수 있게 됨으로써, 규원사화가 일제강점기 때에 쓰여진 위서 라는 주장을 부정하는 또다른 증거자료를 확보한 셈이 되었다.
특히 양주동 소장본은 여러명이 분업적으로 필사한 것으로, 조선중기의 경직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당시 중인이나 평민 계층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제작 유포되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이 판본의 새로운 발견을 통해 그간의 규원사화에 대한 소모적인 진위논쟁 을 떠나서, 규원사화의 내용과 그 의미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선도문화』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