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문화 제29권
글로컬리티란 비교적 최근에 대두된 개념으로, ‘글로벌global’과 ‘로컬 local’ 즉, 중심과 변방이란 뜻을 융합한 신조어이다. 이는 fusion 곧 융합의 의미와 함께, 다양성의 이해를 위한 학문적 필요성에서 새롭게 조망되고 있다. 대개 이의 개념 자체가 중앙과 지방이라는 공간적 의미를 가짐으로써, 이는 주로 ‘공간의 인문학’으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시간적인 측면에서, 이를 달리 특수한 시대정신과 보편 사유와의 조우라는 문제로 이해할 수도 있다. 다만 공간과 시간이라는 양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면, 이는 또 다시 majority와 minority 즉 이원화 내지 양극화에 대한 통합과 융섭이라는 기본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 이로부터 마침내 특수한 개별과 보편적 전체 는 어떤 관계며, 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철학적 관점과 만나는 것이다. 세계는 하나다. 따라서 하나로 뭉쳐진 글로벌한 세계에서 그 인식 또한 달라져야한다. 이는 세계관의 변경이 될 것이며, 동시에 새로운 인간관의 탄생을 요구한다. 아마도 이는 과거의 소외를 넘어 함께하는 현재로, 지배의 논리를 다시금 어울림으로 승화함이 될 것이다. 이에 오늘 세상의 여러 곳에 서 다양한 경계들이 중첩 변형하며, 새롭게 진화함을 일러 ‘글로컬리티 (G-locality)’라 부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는 단순한 상호 화해만이 아니 라 새로운 융합과 초월적 진화를 요구하며, 다시금 21세기 시대정신과의 조우를 요청하고 있다. 철학적 로컬리티의 특수한 예로, 19c 동아시아 한민족(韓民族)에 의해 자생적으로 형성된 ‘한국민족종교사상’을 들 수 있다. 이에 비해 오늘의 ‘한류(韓流:Korean Wave)’는 새로운 글로벌리티의 등장으로 이해할수도 있을 것이다. 민족종교사상은 당시 동도서기(東道西器)의 지방중심적 시각 과 더불어, 제국주의적 침탈에 비폭력으로 해결하려 한 인류보편의 목소리 를 동시에 제시하였다. 여기에 강증산(姜甑山)은 신명(神明)과 개벽(開闢)을 통하여 새로운 개혁의 메시지 즉 보편적 인권과 세계 변혁(變革)의 필연성을 말한다. 제국과 식민 이란 과거의 Globality에 있어, 개벽과 신명이라는 미래의 Locality로 대응 한 것이다. 서구와 대비되는 한국적 사유의 내면 깊숙이 이와 같은 인간이해 와 존중의 보편적 측면이 자리하고 있음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세상이 변화하니 사람도 변한다. 글로컬리티 역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인간 정신과 육체의 진화를 강조한다. 변화된 세계 속에서, 디스토피아가 아닌 유토피아를 위해 인류는 미래를 위한 새로운 사고를 필요로 하는것이 다. 글로벌과 로컬이 배려와 관용의 정신 속에서 서로 융합하고, 이로부터 다시금 승화되는 인류사회, 그것이 오늘 인류가 추구해야 할 글로컬리티의 참된 모습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21세기적 상황에서 증산이 말한 신명과 개벽을 새롭게 떠올려본다. 신명(神明)은 진화된 인간 정신을 말하고, 개벽 (開闢)은 새로운 시대를 요청하고 있다. 신명과 개벽을 통해 만나게 될 새로 운 윤리적 인문사회, 이것이 증산(甑山)이 바라던 진정한 글로컬리티의 세 상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