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와 한반도에서 웅녀(熊女) 신앙과 국모신(國母神) 전통에 대하여 살피면서, 여산 신(女山神)과 곰 신앙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고조선에서는 태백산(太伯山)과 백악산(白岳山)이라는 산이 신성시되었고, 단군(檀 君)은 산신(山神)이 되었다. 단군 신화가 전해진 고구려에서는 국모 유화(柳花) 신앙과 함께 곰과 호랑이에 대한 신앙도 전해졌다. 물길(勿吉)과 말갈(靺鞨)에서도 태백산과 함께 곰과 호랑이 등을 신성하게 여긴 기록을 찾아볼 수 있었다. 만주 지역의 웅녀 신앙과 관련하여 조양(朝陽) 원태자(袁台子) 벽화묘(壁畵墓)의 검은 곰 벽화를 참고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발굴된 산서성(山西省) 흔주시(忻州市) 구원강(九原崗) 벽화묘에는 산악과 나무를 배경으로 곰, 호랑이가 신성하게 묘사되거나 사냥 대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에서 웅녀 신앙의 자취를 찾아보았다.
신라에서는 시조인 박혁거세가 등장하기 이전에 6촌장이 하늘에서 산으로 내려왔는 데, 이들은 고조선의 유민으로 기록되었다. 따라서 고조선의 산신 신앙이 신라에 전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선도산(仙桃山) 성모(聖母)인 사소(娑蘇)는 시조 박혁거세와 알영의 어머니인 국모신(國母神)으로 전해지면서, 선도산의 여산신(女山神)으로 나타난 다. 또한, 신라에서 기장산의 산신이 웅신(熊神)으로, 토함산의 산신이 웅귀(熊鬼)로 나타나고 있어, 곰 신앙과의 연관도 보이고 있다.
대가야의 정견모주(正見母主)는 시조 이진아시왕(伊珍阿豉王)을 낳은 국모(國母)인 여산신(女山神)으로, 남편인 천신(天神)보다 높은 대가야 왕실 계보의 정점에 위치하면 서 깊이 신앙되었다. 신라 시대에도 해인사라는 사찰 안에 정견천왕(正見天王)의 사당을 모실 정도로 불교와 융화되면서도 그 위상을 유지하였다.
국호에서 고구려를 계승한 고려 시대에는 국모 여산신 신앙이 이어지면서 변화되었 다. 고구려의 국모 유화는 동국(東國)의 시조로 격상된 주몽(朱蒙)의 어머니인 동신(東 神) 성모(聖母)의 지위로 제사되었다. 또한, 지리산의 여산신 신앙은 가야 때부터 백제와 신라, 고려와 조선을 거쳐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데, 신라의 선도산(仙桃山) 성모(聖母) 신앙이 유입되어 융화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도문화』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