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문화 제31권>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문화 전통인 한국선도, 그 핵심사상인 신인합일 사상은 사람 안에 신의 씨앗이 신성으로 내려와 있으며 선도수행으로 그 신성을 밝히고 신성과 하나 되어 홍익하는 삶으로 공을 완수한 후 신(하늘) 과 완전한 합일을 이룬다는 사상이다. 이러한 사상은 한국선도 원경인 천 부경과 그 해석서인 삼일신고에 나타나 있다.
모든 존재가 비롯된 천부경의 ‘일(一)’이 삼일신고에서는 의인화되어 ‘신( )’이 되었지만 인격신은 아니며 근원의 기에너지, 근원의 생명력을 말한다. 이 ‘일’은 ‘천⋅지⋅인’ 삼원(천부경) 또는 ‘성⋅명⋅정’ 삼진(삼 일신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신)’은 3차에 걸친(삼진⟶삼망⟶삼도) 전변과정을 통해 현상세계를 만들게 된다. 만물 중 삼진을 제대로 받은 유일 한 존재인 인간은 수행으로 이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 순수한 에너지상태 삼진에 이를 수 있다. 이것이 ‘신인합일’인데 삼진 중 특히 존재생성의 출발 점인 천차원의 ‘성’이 신성을 회복한 것을 ‘성통’이라 한다.
성통은 신인합일 과정의 시작점일 뿐으로, 성통으로 자기 안의 신성을 깨달은 인간은 깨달음을 세상에서 펼치게 되는데 이를 ‘공완’이라고 한다. 공완하는 홍익의 삶으로 몸을 가지고 이룰 수 있는 사명을 다한 뒤 인간은 몸을 벗고 신(하늘)과 하나가 된다(조천). 이것이 완전한 신인합일이다.
징심록 「부도지」의 창세신화인 마고신화에는 인간의 존재이유(수증)와 삼진⟶삼망⟶삼도의 과정이 비유적으로 그려져 있다. 한국선도는 마고성에 서 살던 인류의 시조(人祖), 삼진상태의 인간들을 신인합일 된 신인( 人) 으로 이상시하고 인간이 회복해야(復本) 할 본래의 모습으로 삼고 있다. 복본을 위한 수행 방법이 선도이다.
단군조선 와해 이후 쇠퇴일로를 걸었던 한국선도는 조선이 유교성리학을 국시로 삼은 뒤, 금압의 대상이 되어 민간으로 잠복하면서 본령인 수행문화 를 잃고 저속화ㆍ저류화되어 민속ㆍ무속의 형태로 남게 된다. 더구나 광복
과 한국전쟁 이후 물밀 듯 쏟아져 들어온 서양문화는 우리 것을 더욱 홀대하 게 만들었는데, 1980년대에 이르자 새로운 바람이 불며 선도가 지친 현대인 들에게 새로운 심신수련문화로 부활하게 된다. 선도의 본령이 되살아난 것 이다.
1990년대에는 단군의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을 이어 받았다고 밝힌 ‘선교’가 만월 손정은에 의해 창교된다. 민족종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민족 에 머무르지 않고, ‘나와 민족과 인류’를 살리는 이 시대의 실천종교임을 강조하고 있다. 본고는 먼저 한국선도의 신인합일론을 살펴본 뒤 선교에서 말하는 신인합일론과의 관련성을 점검하고 선교 나름의 신인합일론 ‘불광삼 신론’과 ‘용신론’을 살펴보았다.
‘불광삼신론’은 신인합일의 단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불광선 인’이 수행자의 불광신불과 불광신명을 이어주는 중심이다. ‘용신론’에서는 선도의 ‘공완’을 ‘신을 쓴다’는 뜻의 ‘용신’으로 풀고 있다.
하여 선교는 한국선도의 중심적 존재인 선도스승을 ‘불광선인’으로 중심 에 모시고 있으며 선도의 ‘강재이뇌신’ 사상을 계승함에 그치지 않고 머릿골 에 계신 그 신을 활용하여 홍익의 삶을 창조하라는 더 적극적인 ‘용신’의 개념으로 한국선도를 진일보시켜 나아가고 있다고 본다. 수행하는 실천종 교로서 한국선도의 원형을 완전히 회복하고, ‘믿음’으로 ‘구원’받고자 하는 시대에서 수행으로 ‘스스로’를 ‘구원’하는 시대로 이끌며 민족종교를 선도 하고 있는 선교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