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주역』 雷火豐卦의 「大象傳」에 대한 종래의 해석이 가진 논
리적 오류를 비판하고 본래의 뜻에 맞는 새로운 해석을 보고한다. 雷火
豐卦 「대상전」의 문장은 두 소성괘 사이의 구조를 표현하는 ‘雷電皆至’
와, 괘상의 의미로부터 추출된 ‘折獄致刑’이라는 군자의 책무로 구분된
다. 先儒들은 ‘雷’를 ‘천둥소리’로 여기고 ‘火’를 ‘번개’로 여겨서, 천둥소
리와 번개가 함께 이르는 동시적 효과의 ‘위엄’과 ‘밝음’을 豐의 뜻으로
헤아렸다. 이 때문에 뒤에 이어지는 문장인 ‘折獄’은 위엄을 발휘하여
‘옥사를 결단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致刑’은 죄의 경중을 밝게 헤아려
서 ‘형벌을 가하는 의미’로 해석하게 되었다.
선유들의 해석은 군자의 責務와 義理에는 그 뜻이 부합될지 모르겠으
나, ‘풍요로움’을 의미하는 雷火豐의 상황에 대한 해설로는 적합하지 않
다. 이들의 해설에 몇몇 논리적 오류가 포함된 결과, 전체의 의미는 본
래의 뜻과 전혀 다른 쪽으로 흘러버렸다. 雷火豐의 본래 뜻은 새로운
생명의 출생을 의미한다. ‘雷電皆至’는 출산의 때에 ‘태아의 이동(雷)’과
‘산모의 고통(電)’이 함께 찾아오는 것을 의미하며, ‘折獄致刑’은 태아가
일정기간의 형기를 마친 죄수처럼 태막을 찢고 산모의 뱃속에서 석방되
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출생뿐만 아니라, 알껍질을 깨고 나오는 어린
병아리로부터 가을에 깍지를 벗고 떨어지는 모든 백곡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생명의 출생이 豐의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雷火豐을 포함한 『주역』의 64괘 대부분의 「대상전」에 대한 해설은 본
래의 뜻과는 다른 논리적 오류를 품고 있다. 괘상의 의미와 작용을 정
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이 誤譯의 가장 큰 이유였겠지만, 『주역』의 학
설을 국가가 주도하고 선유의 학설이라면 무조건 수용하는 획일적인 학
통의 영향 또한 적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대상전」을 비롯한
『주역』의 경구는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선유들의 학설은 참고만 할
뿐 괘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들 사이의 작용을 새롭게 분석하는 일
이 다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