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문화 제30권>
조선후기의 대혼란속에서 싹트고 발전한 민중종교운동은 말세론을 배경 으로 전개된다. 천주교의 말세론에서 영향을 받은 정감록의 말세 개념은 19세기 말에 이르면 동학과 증산교 등의 후천개벽(後天開闢) 개념으로 발전 하는데, 이는 기독교의 종말론과 역학의 순환적 세계관이 결합되어서 형성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 천주교의 교리나 마테오리치의 천주실의(天主實義)등의 선교사의 저술이 알려지면서 천주(天主)란 개념이 정감록에서는 말세의 진주(眞主) 로 수용되면서, 근대민중종교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정감록에 새로 운 세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정도령은 전통적 성인관과는 차이가 크며, 어지러운 세상을 구원하는 구세주로서 기독교의 구원관의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17세기 수입된 서학에서 전파된 새로운 사상은 18세기에는 정감 록의 종말론과 정도령론을 형성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끼쳤고, 이 정감록사 상은 19세기 말에 이르러선 근대민중종교운동에서의 후천개벽개념, 후천세 계의 진주(眞主) 개념으로 이어지면서, 암울했던 조선의 멸망과 일제강점기 에 민중들을 위로하며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는 희망의 등불로 작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