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문화 22권
요서지역 흥륭와문화기 마고여신상의 등장과 ‘마고제천’-정경희
근래 중국 동북공정의 핵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요서지역의
상고문화 중에서도 흥륭와문화기, 서랍목륜하 일대의 문화 유형인
‘백음장한 유형’에 속하는 백음장한 유적에서는 요서지역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적석 무덤⋅제단’과 함께 ‘여신상’이 발견되었다. 홍산문
화에서 단⋅묘⋅총이 하나의 세트를 이루었듯이 적석 무덤⋅제단과 여
신상이 세트를 이룬 모습으로 요서지역 상고문화의 요체인 단⋅묘⋅총
제도의 뿌리가 흥륭와문화임을 보여 주었다.
중국학계의 경우는 홍산문화의 단⋅묘⋅총을 조상숭배로 인식하기
에 백음장한의 적석 무덤⋅제단이나 여신상에도 동일한 시각을 투영,
공히 조상숭배로 해석하였다. 반면 필자는 홍산문화의 단⋅묘⋅총을
마고제천으로 바라보기에 백음장한의 적석 무덤⋅제단이나 여신상
역시 마고제천의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백음장한 사회의 공동체 소도
였던 야산 산봉우리 적석 무덤⋅제단에서 공동체신앙 차원의 마고제
천이 행해지고 마을의 특정 장소에 마고여신상이 모셔지고 있었던 것
으로 본 것이다. 단, 홍산문화기의 여신상이 반가부좌에 양손을 배 하
단전 위에 모으고 제천수행을 행하는 ‘선도수행형’이었던 데 반해 백
음장한의 여신상은 양손을 가슴에 모은 ‘신앙형’이었던 차이가 있어,
애초 마고제천이 선도수행적 방식이 아닌 신앙적 방식에서 시작되어
홍산문화기 선도수행적 방식으로 진전되어갔음을 보여주었다.
흥륭와문화기 백음장한 유형에서 마고제천 유적⋅유물이 나타난
것과 달리 서랍목륜하 남쪽 지류인 노합하⋅교래하 일대 ‘사해 유형’
에서는 마고제천과 함께 용⋅봉 신앙이 나타났다. 용⋅봉 표상은 마
고제천을 통한 천인합일의 선도수행적 의미를 상징한 것이기에 마고
신앙과 용⋅봉 신앙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게 된다. 흥륭와문화기
마고제천의 이해를 위해서는 요서지역 상고문화에 대한 유일한 문헌
기록인 한국측 선도사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특히 요서지
역 상고문화의 핵심인 마고제천의 긴 흐름과 전체상을 바라보게 하
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