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모셔가기’란 기존의 ‘제사 분할’과 같은 것으로, 맏아들 혼자
서 제사를 전담하는 일반적인 제사문화와는 달리 형제들이 제사를
나누어서 지내는 것을 말한다. 제사 모셔가기에 관하여 그동안 인류
학자와 민속학자들이 제주도와 전남, 경남, 경북, 강원도의 일부지역
에서 전승사례를 조사하고 일반적인 양식, 의미와 원리, 사회적 기능,
재산상속과 제사상속의 관계 등을 집중 연구하여 밝혔다. 현재까지
보고된 ‘제사 모셔가기’의 관행은 주로 산간이나 해안,도서지역인데
이러한 관행의 생성원인으로 경제적 요인과 지리적 요인을 꼽고 있
다. 마땅히 상속할 재산이 없다보니 형제간에 자연스럽게 제사를 물
려주고 모셔가는 관행이 생겨났고, 지리적으로 중앙과 멀리 떨어져
있어 유교이념의 영향을 덜 받았기에 그러한 관행이 지속될 수 있었
다는 견해이다. 아울러 그러한 ‘제사 모셔가기’ 관행은 유교이념이 정
착하기 이전의 제사방식이라는 견해가 공통적이었다.
이 논문에서는 삼척지역에서 지금까지 조사되지 않은 8건의 ‘제사
모셔가기’의 사례를 제시하여 연구자들이 새로운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성과 특히 삼척 산간지역(도계읍
신리)의 ‘제사 모셔가기’ 연구성과와의 비교를 통해 삼척지역 ‘제사
모셔가기’의 특징을 검토하였는데 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삼척지역의 ‘제사 모셔가기’는 첫째, 장남이 조상제사를 모시는 것
이 원칙인 점, 둘째, ‘제사 모셔가기’를 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남이 아버지의 제사를 모시고 제사를 모셔가는 차남 이하는 어
머니의 제사를 모시는 경향이 있다는 점, 셋째, ‘제사 모셔가기’는 자
발적인 요청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제사를 맡고 있는 장남이 동의해
야 이루어진다는 점, 넷째, ‘제사 모셔가기’의 동기는 장님의 부담을
덜어주고 제사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고 싶은 호혜적 동기인 점, 다
섯째, 조상제사를 담당하는 자식의 몫인 위토가 전혀 없다는 점, 여
섯째, 생일제사가 함께 전승되고 있다는 점으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