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연금술연구의 의의로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도교내단사
상의 토대가 되었다. 내단의 용어는 외단에서 빌려온 것이다. 둘째,
중국과학사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소재다. 니덤은 연금술을 원
시화학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했지만, 시빈은 그런 태도에 반대하고
구체적인 시대문화적 토대위에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연구태도는 그간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던 중국과학사상의 일단을 보
여줄 것이다. 셋째 연금술에는 도교의 종교성과 철학이 들어 있다.
연금술에 대한 연구는 고대 중국인의 과학에 대한 태도, 세계관 등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그 배후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수양론의 태도
를 읽어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러나 연금술연구에는 적지 않은 장
애가 있다. 연금술 관련 문헌은 비전의 전통 때문에, 은유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주역참동계]의 난해성은 바로 이런 표현법에서 연
유한다. 그러므로 연금술 연구에 있어서는 문헌의 선택이 중요하다.
[단경요결]은 다른 문헌과 달리 연금술의 실제를 여실하게 보여준
다. 이 문헌의 저자로 추정되는 손사막은 의사이자 연금술사였다. 그
러나 그 이전에 그는 경험합리적 태도를 지니고 있는 기술자였다. 기
술자로서 손사막은 단순히 이전의 전통을 답습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계승했다. 그는 육일니라는 상징적 소요물을 과감하게 재해석했다.
그래서 육일이라는 이름이 함축하고 있는 것처럼 일곱 가지의 재료
가 쓰여야 할 이 진흙에는 겨우 두 개의 재료만 쓰이고 있다. 손사막
은 반응기의 선택에 있어서도 자신의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철로 만든 솥을 사용했다. 육일니는 위아래로 맞댄 솥의 틈을
봉하는데 사용된 것이다. 반응기에 내용물을 넣은 후에는 오랫동안
가열해야 한다. 가열을 통해 얻은 것들은 다시 재 가열해야 한다. 그
뒤에도 반복적인 가공과정을 거쳐야 한다. 손사막은 기존의 연금술
을 경험합리적 태도로 재해석했다. 그러나 수양의 과정이라는 특색
을 저버리지 않았다. [단경요결]에서 묘사하고 있는 연금술은 중국
과학의 경험합리적 태도와 문화상징적 요인 그리고 종교철학적 태도
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