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문명론의 요체인 ‘홍산문화(예제문화·선상문화)론’은 애초 중원이
나 요서 지역에 대한 이론으로 출발하였으나 점차 요하문명의 동쪽, 곧
요동·한반도 지역으로도 확대되었고 이 과정에서 요하문명의 동진 이론
으로서 ‘장백산문화론’이 등장하였다. 장백산문화론의 기본 구도는 한민
족(예맥족)계의 종족적, 문화적 의미를 철저히 배제한 위에 종족적 주체
로 숙신계(후금·청대 이후 화하족(한족)화하였기에 화하계로 인식), 문
화적 주체로 화하계를 드는 방식이다.
요하문명론의 ‘홍산문화→하가점하층문화→은상문화’ 계통론은 장백산
문화론에 이르러 ‘〔홍산문화(예제문화·선상문화)→하가점하층문화→은
상〕→(연·)기자조선→위만조선→한사군→고구려·부여→발해’ 계통론
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계통 인식은 요하문명론의 은상족 중심의 역사
인식을 확장한 것으로 연과 기자조선은 물론 고구려·부여까지도 은상계
국가임이 강조되었고, 이로써 한국사가 뿌리에서부터 말살되었다. 요하
문명론-장백산문화론에 따른 모든 부면의 주제들이 실상 ‘홍산문화(예제
문화·선상문화)론’의 확대·부연이기에 그 오류 교정에 있어 ‘홍산문화(
선도문화·배달국문화)’의 기준점은 한결같이 중요해진다.
1990년대 후반 중국측은 장백산문화론을 입증하기 위해 백두산 일대에
서 발견된 고제단들에 ‘홍산문화(예제문화, 선상문화) 계통론’을 투영하
였다. 결국 홍산문화기 요서 홍산문화 일대와 요동 백두산 일대를 관통하
였던 제천 문화의 양대 중심이 확인, 요하문명론-장백산문화론의 오류가
드러났다. 홍산문화기 요서 홍산문화 일대와 요동 백두산 일대를 관통하
였던 제천 문화의 양대 중심에 대한 문헌 기록으로는 배달국의 양대 중심
지로 신시(백두산 지역)와 청구(홍산문화 지역)를 제시한 한국측 선도사
서가 있다.
중국측은 장백산신앙을 화하계 문화로 몰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장
백산신앙의 중심을 숙신계 샤머니즘으로 변경한 후, 숙신족이 중원왕조
화한 금·청대 이후 장백산신앙이 샤머니즘의 차원에서 중원왕조의 산악
숭배 차원으로 변모되어갔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장백산신앙의 중국적
귀속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숙신계 샤머니즘은 단순한 숙신계 고유의 샤
머니즘이 아니라 배달국·단군조선 이래 선도문화권이었던 동북아 일대
의 보편적 선도 제천 문화가 숙신화한 형태였다. 중국측의 요하문명론-
장백산문화론에도 불구하고 결국 예맥족계의 선도 제천 문화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