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학계에 ‘한국선도’라는 새로운 학술 개념어와 학문분야가 등장하였 다. 본고는 한국선도를 중심으로 중국도교 및 한국도교와의 상호간 개념과 영역을 비교 한 연구이다. 그간 한국의 선도문화에 대한 인식은 유교문화 내지 서구인 시각으로 규정되어 저급한 샤머니즘[巫]으로 폄훼받기 일쑤였으나, 오늘날 고고학적 발굴 및 연구 성과는 선도문화가 샤머니즘이 아니라 고차원적인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신선문화⋅신선사상[仙]이라는 사실 및 동북아 신선문화의 시원과 전파의 주체가 한민 족에게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근대 이후 한국선도 연구는 두 경향이 있어 왔다. 하나는 신채호 이래 한국선도가 중국도교와는 차별화되는 한민족 고유의 사상이라는 주체적 입장에서의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이능화 이래 한국선도를 한국도교의 범주 속에 포함시켜 연구하는 입장이었 다. 전자에 비해 후자가 양적으로는 학계의 주류를 형성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전자의 학풍을 계승하고자 하는 선학들의 연구가 이어져 왔고 이에 힘입어 ‘한국선 도’ 분야가 등장하게 되었다.
한국선도는 기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수행 및 철학(사상), 역사 등을 포괄하는 한민족 고유의 사상 체계를 말한다. 반면에 중국도교는 신선장생사상을 기반으로 노장 사상 및 유교⋅불교와 여러 민간신앙의 요소들을 받아들여 형성된 종교이다. 전자는 삼원오행론 철학을 기반으로 성통⋅공완하여 홍익인간⋅재세이화한 연후에 조천한다 는 신선문화, 곧 ‘신선공완사상’을 갖고 있다. 후자는 음양오행론 및 불로장생하여 우화 등선하려는 ‘신선장생사상’을 갖고 있다. 한국선도는 선도철학의 정수를 담은 경전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철저한 수행, 강인한 역사의식 등을 기반으로 선도사관이 형성되었 다. 반면에 중국도교는 도장이라는 방대한 경전을 갖고 있을 뿐 역사의식이 미비하고 사회적 실천의식도 없어서 도교사학이 형성되지 못하였다. 한국도교는 중국도교와 거 의 비슷하다.
2000년대 초 이래 ‘한국선도’ 학문분야가 신생하여 분립하고 있다. 한국도교는 한국 선도의 분립을 수용하지 않고 한국도교의 도장 편찬을 위해 한국선도의 경전 및 사서를 끌어안고 있다. 반면에 그간의 한국선도의 연구성과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도 교는 한국선도 연구성과를 대범하게 인정하고 한국선도의 변형태로서의 중국도교 연구 를 제안한다. 이유는 동북아에서 시작되어 동아시아,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선도 문화를 한국선도 및 한국도교 연구자들이 상호 조화롭게 연구하여 유라시아 전역 상고 문화사가 선도적 역사의식의 관점에서 서술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방법이 오랜 동안의 문화사대주의 특히 중화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는 길이 될 것이다.
『선도문화』 논문